붉은 호박을 들어내자
흙구덩이가 둥글게 파여있다
오래 앉았다 일어난 자국처럼
노란 꽃에 매달린 여린 생에
생채기라도 날까
몸 한번 움직이지 못했으리라
맷돌처럼 커지고 짓눌려도
투정 한번 부리지 않고
한 생애가 잘 여물어가도록
다소곳이 그 몸에 맞췄을 흙
주름 하나까지도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상처 하나 없는
호박의 엉덩이가
편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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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호박을 들어내자
흙구덩이가 둥글게 파여있다
오래 앉았다 일어난 자국처럼
노란 꽃에 매달린 여린 생에
생채기라도 날까
몸 한번 움직이지 못했으리라
맷돌처럼 커지고 짓눌려도
투정 한번 부리지 않고
한 생애가 잘 여물어가도록
다소곳이 그 몸에 맞췄을 흙
주름 하나까지도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상처 하나 없는
호박의 엉덩이가
편안해 보인다
흙이 의자였군요
좋은 시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