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한여름 같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비 내리는 오늘아침이 시원하다.
지루한 장마와 함께
초복, 중복, 말복이 차례로 순서를 기다리는
계절은 여름의 한복판으로 내달린다.
한여름이 오면
코 흘리기 시절 그 추억이 아련해진다.
물때 오르는 문 앞 방죽이 그립고
담배건조실 아궁이 감자, 옥수수 구워먹던
들판 쏘다니며 참외서리에
밀청태가 맛있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뭉게구름 떠가는 멀쩡한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 몰려와
우당탕 천둥번개치고 지나가는 소나기...
들판에 농부는 여지없이 옷을 흠뻑 적셔야하는
그런 날은 황순원의 소나기가 생각난다.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무더울지
일찍이 불볕더위를 맛보았으니
올 삼복더위는 좀 수월하게 지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동구 밖 커다란 느티나무가 걱정 말라고 손짓한다.
비 내리는 오늘아침
한번쯤 굵직한 장대비가
어수선한 세상을
답답한 가슴을
시원스레 쓰러 내렸으면...
저작권자 © 음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