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후군
스마트폰 중후군
행복의 뜨락
  • 이명순
  • 승인 2012.08.01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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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순 수필가.

아침에 집을 나서 가다 보니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정체가 뭘까 생각하다 아차 싶었다.충전 중이던 휴대 전화를 깜빡 잊고 그냥 나왔다. 집으로 되돌아 가기에는 시간이 늦은 듯 해서 그대로 갔는데 하루 종일 허전했다. 중요한 통화 약속은 없었지만 무언가 빠진 듯 했고 허한 기분이 계속 드는 것이다.

이런 느낌은 스마트폰으로 바꾼 이후에 생긴 증상이다. 이전에는 전화기를 가방에 넣어 놓고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스마트폰은 달랐다. 음성통화와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소셜네트워크를 확인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즐겼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을 끼고 살았다.

스마트폰은 내게 꼭 필요한 기기이기도 했다. 영어권 학습자와 서로 소통이 안 되면 영어사전을, 베트남권 학습자와는 베트남 사전을 검색하며 실시간으로 단어를 확인하고 이해시켰다. 수업 중 설명이 곤란한 경우에는 사진을 검색하여 보여 주기도 했고, 음성파일을 다운받아 들려줄 때도 요긴하게 사용했다. 열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효과적일 때도 많았다.

스마트폰은 어느새 없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손 안에 휴대할 수 있는 작은 전화기가 컴퓨터의 기능을 가졌다. 언제든지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메일을 보내고 받을 수도 있다. 스마트폰의 검색 기능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했다. 어떤 정보라도 바로 바로 얻을 수 있었고 친구들과도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교류가 가능해졌다.

요즈음은 스마트폰이 아니라도 정보기기가 무척이나 다양하다. 그 영향으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일반화되어 이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투데이 같은 서비스 한 개 정도는 거의 사용한다. 전자기기를 통해 사람들은 이렇게 기존의 인맥 관계를 강화시킨다. 또한 기존 인맥을 통해 새로운 인맥을 수없이 만들어 가며 웹 속에서 소통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음성 통화는 점점 줄어들고 손가락으로 폰을 두드리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세상인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내 일상도 스마트해질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하지만 그건 전혀 아님을 잘 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스마트폰을 사용할까. 기능이 무한하고 매일 매일 새로운 어플들이 추가되는데 그걸 다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혼자 놀기 잘하는 내 성격에 스마트폰은 딱 맞았다. 스마트폰은 잘 사용하면 더없이 편리한 기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웹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그리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편은 아니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를 이용해도 개설만 해 놓았지 실시간으로 글을 올리고 사진을 올리지는 못한다. 하지만 하루에 두 세번은 습관적으로 확인한다. 스마트폰은 개인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친구가 오늘 점심에 무얼 먹고 어디에 여행을 갔었는지 주말에 무얼 했는지가 사진 속에 다 드러난다. 소통이라는 공감대는 있지만 개인의 생활이 너무 노출되기도 한다. 물론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겠지만 그런 소통 속에서 관계가 형성된다.

무한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스마트폰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은 사람들간에 대화를 줄어들게 한다. 또한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에는 건강상의 이상도 올 수 있다. 나 역시도 눈 앞에 무언가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이 생겼다. 노화 탓이겠지만 과다한 스마트폰 사용도 무시하진 못할 것이다.

요즈음은 인터넷 중독보다 스마트폰 중독이란 말도 생겼다. 몇 사람이 모여 앉아도 이야기를 나누기 보다는 각자 스마트폰으로 요지경 세상 속을 들여다 보기 바쁘다. 이러한 여러 가지 증상들을 스마트폰증후군이라 하는데 새롭게 스마트폰 페이스가 생겼다고 한다.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젊은 층들이 조기 노화 현상이 생겨 얼굴이 빨리 늙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급한 연락을 하거나 전화 받을 곳이 없어도 스마트폰이 겨우 하루 없었다고 허전해 했다. 휴대 전화의 기능보다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즐긴다.그렇다면 나도 스마트폰증후군이 생긴 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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