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배우며
수영을 배우며
행복의 뜨락
  • 음성뉴스
  • 승인 2024.03.0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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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준란 수필가.
지준란 수필가.

나는 요즘 수영을 배우며 내 삶의 만족도가 상승함에 기분이 참 좋다. 8년 전 수영을 배우기 위해 괴산에 있는 중원대 수영장 문을 두드렸다가 한달 배우다 포기 한 적이 있다.

그때는 거리가 멀기도 하였지만, 동생이 갑작스레 하늘 나라로 떠나는 바람에 나는 그 충격 속에서 수영을 더 배울 수도 없었다.

수영은 항상 배우고 싶은 운동이었다. 그러다 드디어 음성읍에 수영장이 생기니 문화 혜택을 누리는 것처럼 기분이 너무나 좋다. 나와 남편은 새벽 초급반에 등록하고 수영을 배우고 있다.

때로는 서로가 수영하는 모습을 보며 가르쳐주려고 하다가 다투기도 하지만, 그래도 서로 의지하며 새벽에 알람을 해 두고 수영장 문을 두드리는 그 시간이 꿈을 꾸는 것 같아서 즐겁다.

처음엔 수영복을 입고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부끄러움은 없고 자신감이 생긴 나의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비록 초보 수영 배우기에 입문한 것이기에, 무언가 어설픈 발차기를 하고 자유형을 하는데 물도 많이 먹고 코로 물이 들어가 코가 아프기도 하다.

또한 어깨도 많이 아파 힘겨울 때도 있다. 그래도 조금은 성장해서 킥판 없이 물 위에 떠서 자유형도 조금 하고, 더 나아가 배영을 배우는 내 모습이 놀라워 나 스스로가 대견하여 웃는 나를 마주할 때가 있다.

물 속에서는 마음이 편안하고 잡념이 없어진다. 물 속에서 호흡을 하고 있으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수영을 배우다 보면 배움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는데, 물 속에 들어가 있으면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집중이 되면서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

전에는 아이들 키우느라 나에게 투자하는 것이 사치인 것 같아서 배우는 것에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성장하여 우리의 손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자식에게 걱정을 끼치게 할 까봐 조심스러운 나이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더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내 할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내가 수영을 배우는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건강도 지키고 내 삶의 행복 지수가 올라가고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다른 일을 하며 망설임이 몰려올 때에도 '나는 할 수 있어. 그래, 나는 잘 하고 있어' 하며 나를 응원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는 듯하다.

나는 새벽 알람에 씩씩하게 일어나고 수영장에 가는 내 모습에 감사한다. 수영장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온다. 젊은 사람들과 중년의 직장인들은 수영 강습을 받고 서둘러 직장에 가기 위해 서두른다.

조금 더 나이가 있으신 어르신들은 여유 있게 물 속을 걸으며 기분 좋은 밝은 모습을 보이며 운동 하신다. 모두가 바쁜 속에서도 수영을 배우고 운동하는 모습 속에서, 작은 음성읍이지만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그들을 보며 내 꿈을 또 가져 본다. 지금은 초급반에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배우면, 몇 년 후에는 중급반에서 거침 없이 속도를 내며 자신 있게 수영할 날이 올 것이라 꿈꿔본다. 오늘도 나를 깨우는 새벽 알람 소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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