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는
바람 부는 쪽을 향해
고개 숙이고
날마다 두 손 모아 빌다가
여민 시간을 바라보다가
빨강 노랑 파랑의 바람 색깔 따라
꽃무늬 옷을 즐겨 입는다
깜깜한 밤
초승달을 지키고
길모퉁이 쪼개는 그림자를 지키다가
지쳐 돌아가는 압력밥솥 추를 붙들고
천천히 익어가는 쌀알을 지키며
가끔은 후회한 적도 있을 것 같아
피어나길 기다리는
꽃봉오리 앞에서
둥근달에 손바닥을 비비며
초승달이 되어버린 엄마의 꽃이
시린 마음을 녹이며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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