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맞이꽃을 닮은 여인이 있다
은은한 향기와
들녘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수수한 꽃
밤새 피어나 어둠을 밀어낸
달맞이꽃
아침이슬에 함빡 젖어서
볕 따라 꽃잎을 접고 접는다
푸른 시절
그 남자와 별이 되고 싶어
달맞이꽃을 닮은 여인은
가냘픈 허리 곧추세우고
얼굴에 생기가 없어질 때도
알갱이 같은 사랑을 품에 꼭 안는다
자갈밭 언저리에서
탱탱한 꿈을 머리에 인 채
얼굴이 붉어지도록 버티고 서서
맞이하는 달 달
천천히 멀어져 간다
그 길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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