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미 소리 잦아들 때
풀벌레는 가을을 노래한다
농로에 앉아 풀을 마주하니
한 마리 메뚜기 손등 타고 올라
휘리릭 날아간다
몸통보다 큰 짐을 끌고 가는
개미들의 행렬 이어지고
삶은 사람이나 미물이나
힘들고 어려운 길
바라는 건 먹는 것이
으뜸인가 보다
바람에 살랑이는
강아지 풀 뜯어
목덜미 간질이던
해맑은 얼굴들
지금은 뭣들하고 지내는지
마을 방송은 가을배추 모종
가져가란다
이러구러 턱 앞에 가을을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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