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엄마를 본 기억이 없다
내가 기억할 수 있을 때는
이미 반백이었다
육순이 넘도록
면할 수 없었던 부엌일
앞치마에 젖은 손 닦으며
아이구, 내 신세야
언제쯤 부엌을 모면할 수 있을지
손 마를 새 없이 차려낸
엄마의 밥상이
끼를 잇는다
밥상 한 번
받쳐드리지 못한 딸년
삶을 놓으신 후에야
차려드린 제사상
굽은 허리로 챙긴
초라한 상 앞에
엄마를 닮은 에미가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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