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흉터로 남아
상처는 흉터로 남아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21.02.1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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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이 시인
홍미이 시인

유리 탁자 위에
크고 작은 화초를 올려놓고
물을 주며 자리를 옮겨 닦을 때마다
화분이 바닥을 긁은 흠집이 보인다

상처는 상처를 물고
작은 상처가 쌓여 큰 흉터로
남는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상처에 약한 것이 유리뿐일까
비 오는 날이면 상처 아문 자리가
근질근질 가려워 자꾸 긁게 되고
그것이 또 상처로 노출되는 것을

맑을수록 빛이 잘 통과되는 유리처럼
마음 닦아 보려 손을 움직여 보지만
흉터로 자글자글하게 주름진 손
민망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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