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탁자 위에
크고 작은 화초를 올려놓고
물을 주며 자리를 옮겨 닦을 때마다
화분이 바닥을 긁은 흠집이 보인다
상처는 상처를 물고
작은 상처가 쌓여 큰 흉터로
남는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상처에 약한 것이 유리뿐일까
비 오는 날이면 상처 아문 자리가
근질근질 가려워 자꾸 긁게 되고
그것이 또 상처로 노출되는 것을
맑을수록 빛이 잘 통과되는 유리처럼
마음 닦아 보려 손을 움직여 보지만
흉터로 자글자글하게 주름진 손
민망하기만 하다
저작권자 © 음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