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계국
금계국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20.07.0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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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시인.
김미화 시인.

허리케인보다
몇백 배의 위력으로 핥고 있는
코로나19의 상처
겨우 숨만 할딱인다

도마 위에 겨누어진 칼끝
마지막을 기다리는 물고기처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끝자락이 보일 듯 말 듯 한 순간
또다시 연장되는 두려운 나날

사명의 길을 걷는
숨 가쁜 안쓰러움 앞에
묵묵히 침묵해야 하는 일원으로
그저 미안하여
마스크와 거리 두기로 최소한 양심을 선언한다
설상가상의 얄미운 폭염은 마스크를 삶아대고

헤픈듯하나 당당한 우아함으로
노오란 미소를 짓고 있는 길가의 금계국이
노스탤지어의 리본으로
두 손 흔들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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