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바늘
도깨비 바늘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19.02.28 09:56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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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종화 시인.
심종화 시인.

막막해서 허둥대던 서른 무렵의 그녀
들녘의 허수아비라도 식장에 세우고
아버지 팔 잡고 발맞추면
식구들 늙은 근심을 잠재울 수 있을까
초조함을 덕지덕지 몸에 바르고
승냥이처럼 빈 들녘을
어슬렁거리던 그녀 앞에
도깨비 같이 나타나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지던
입술 두터운 그 남자

자고 눈 떠보니 그녀의 다리 위에
철석 붙어 있던 그 사람의 다리
떼어내다 떼어내다
그냥 붙이고 살기로 했다는 그녀
가끔 꼭꼭 찌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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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섭 2019-03-13 18:12:45
시인님의 시가 신문에 실릴 때마다
몇번이나 읽어봅니다
어느새 애독자가 됐나봅니다
다음 시가 기다려집니다

김황용 2019-03-13 19:14:16
붙인 다리와 한평생 행복하게 만수무강하셨으면 하네요~^^
늘 응원합니다 시인님❤️

doggaebi 2019-03-13 19:18:29
시가 너무 좋습니다. 항상 많은걸 느낄수 있는 좋은 시들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기순 2019-03-13 19:29:37
많은생각이 드는 시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멋진시 부탁드려요~~^^

이은정 2019-03-13 19:23:17
너무 멋진 시네요~^^ 몇번이나 다시 읽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