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꿈치를 든다 하여 가벼워지는 것도 아니지만
숨을 멈추고, 긴장의 까치발로 오른다
해오름은 여전히 동녘,
빛살 한 줌이면 삭아질 탐욕이
간교하게 날름대는 서릿발에 반짝이다가
녹아 드리워진 그늘이 무겁다
어제의 구름이 걷히지 않은 탓이리라
1자가 빳빳하게 선다
뭐든 내디디고 내저을 때마다
셈하고 꼽아대는 첫수가 올곧게 서서 붉다
꽃눈은 춤을 추며 다시 돌아오지 못할 뒤를 보고
마지막이란 초조에 앞을 내다봐 여백의 첫수를 연다
그릴 것도 많고 쓸 것도 많아
커다란 연필을 쥐고 대든다
선 하나 긋기부터 점 하나 찍기까지
시작을 알리는 고동의 떨림이 여울 쳐
2017년 첫수에 심장이 뛴다
저작권자 © 음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