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여민 시인. 짓시회새벽을 베는 날카로운 칼날이 둥근 창살에 걸려있다 큰며느리 집 나가고 홀아비 아들과 단둘이 사신다는 할머니 웃을 일 없다며 깊은 한숨 토하신다 아직, 동녘도 트기 전 머리에 수건 동여매고 날 선 낫 집어 들고 밭으로 나가신다 허리는 활처럼 휘어져 금방 앞으로 곤두박질칠 것 같다 패인 주름골마다 겹겹 서려 있는 한 긴 겨울 다 가고 그믐달은 희미해져 가는데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걸까 보이질 않는다 꼬부랑 할머니 저작권자 © 음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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