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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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16.02.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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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경 시인. 짓시회.
햇살 차가운 2월
겨우내 숨 멎은 가지가 일어서는
배밭은 분주하다
눕히고 눕혀도 벌떡
동여매고 잘라도
엉겨도는 앙탈에 혼란스럽다
두르고 비우고
벗기고 채우고

십 년을 배밭에서 일했다는 아저씨
허리 한 번 펼 줄도 모르고
허리 한 번 굽힐 줄도 모르고
모르고 모르겠단다
약하면 잘리고
강해도 잘리고
휘영 안기는 싱싱한 가지만 남는다

때가 있는 농사, 봄바람 일기 전
나태하고 게으름에 가지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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