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맞이 온다
2016년 새해맞이 온다
금주의 시
  • 증재록
  • 승인 2016.01.0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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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재록 시인.
무지갯빛 시간 다독이며 고분고분 그림자 매달던 서산을 향해
무릎 꿇고 한 번 더 봐달라고 빌었던 간밤
뒤돌아보지도 않고 간다간다 간 자리 맞은편 동녘엔
우뚝 선 새 나이가 초하루 숫자를 곧게 세워놓고 산마루잔치다
왔다 섰다 떴다
가기보다는 왔고
눕기보다는 섰고
지기보다는 뜨는 해
똑딱똑딱 쉼 없이 돌아가도 늘 제자리인 초침을 보고
가는 건 무정하다며
오는 자리에 요정妖精을 매단다

여길 보라
잎이 꽃을 피우는 땅의 발 자리엔
휘익휘익 갈대바람이 줄 넘고
저길 보라
꽃이 씨를 영그는 마루의 숨 자리엔
들락날락 비늘구름이 파문 친다

새날이란 마음이지
그리움보다는 보고픔이 머리칼 휘날리면
시퍼런 들판으로 달려나가는 사랑의 일기예보가
징을 칠 거다 2016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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