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한 번 더 봐달라고 빌었던 간밤
뒤돌아보지도 않고 간다간다 간 자리 맞은편 동녘엔
우뚝 선 새 나이가 초하루 숫자를 곧게 세워놓고 산마루잔치다
왔다 섰다 떴다
가기보다는 왔고
눕기보다는 섰고
지기보다는 뜨는 해
똑딱똑딱 쉼 없이 돌아가도 늘 제자리인 초침을 보고
가는 건 무정하다며
오는 자리에 요정妖精을 매단다
여길 보라
잎이 꽃을 피우는 땅의 발 자리엔
휘익휘익 갈대바람이 줄 넘고
저길 보라
꽃이 씨를 영그는 마루의 숨 자리엔
들락날락 비늘구름이 파문 친다
새날이란 마음이지
그리움보다는 보고픔이 머리칼 휘날리면
시퍼런 들판으로 달려나가는 사랑의 일기예보가
징을 칠 거다 2016년에는
저작권자 © 음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