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버지
금주의 시
  • 이종진
  • 승인 2015.11.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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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진 시인. 짓시회.
오일장이 서면
영락없이 십리 길을 단숨에 걸어
분주한 시골 장터로 나서신 아버지
추운 겨울
날개를 단듯한 걸음이 장터로 향하고
해장국이 절절 끓고 있는 난전에서
탁배기 한 사발에 칼칼해진 목젖을 호강시킨다
언 몸이 녹을라치면 그간의 안부 성화
케케묵은 이야기가
시장 바닥을 뒹군다

이제 가자
주렁주렁 손에 들린 검은 봉지
주정으로 흔들리며 안간힘을 쓰는
행복한 아버지의 얼굴
퍼지는 미소
이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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