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

금주의 시

2020-08-24     음성뉴스
심종화

동네 마트 야채 코너
진열대 위에 애호박 하나
코르셋을 조여 입은 듯
비닐옷이 터질 듯하다
누가 저 푸른 몸뚱이에 숨통을 조여 놓았나
햇살 한 숟가락 마음대로 삼킬 수 없었을
저 한 뼘 속 세상

결혼이란 진열대 위에
터질듯한 몸과 맘을
코르셋 속에 구겨 넣고 섰던
서른 몇 번째 맞선 자리
숨통이 막혔다
헉헉대며 돌아와
조였던 목줄과 숨통을 풀어놓고 먹던
한 양푼의 비빔밥

한순간 무장해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