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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뜨락
  • 한기연
  • 승인 2015.05.26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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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연 수필가.

아파트 입구로 들어서는 설성공원 주변이 소란스럽다. 다음주에 시작되는 품바축제 준비로 천막이 쳐지고 행사장을 만드는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나 또한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써 그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며칠전에는 문인협회가 품바축제 상황실 당번이라 예총에 모여서 품바의상을 만들었다. 헌 옷을 가져와서 조각천을 덧대어 나름대로의 개성을 발휘해 다양한 옷을 만들었다. 늦은 저녁시간임에도 스무명정도의 회원이 옷도 입어 보고 서로의 미적감각을 뽐내면서 왁자지껄 축제 준비를 했다.

품바의상제작을 모두 끝낼 무렵 지부장님이 박스를 여러개 가져 오셨다. 작년 축제에서 처음 선보인 6070거리에서 교복입어보는 코너를 문인협회가 맡았었는데 올해도 이어서 하게 되었다. 교실풍경에 쓰일 사진으로 교복을 입고 단체사진을 찍자며 박스를 열었다.

70년대 고등학교 남학생, 여학생 교복, 교련복이 쏟아졌다. 예총에 모인 회원들이 각자 교복을 입고 단발머리, 갈래머리 가발까지 쓰고나니 '까르르 까르르' 주름진 소녀들의 수다가 시작됐다. 남학생은 책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단체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교복을 입고 소녀로 돌아가 수줍게 소년을 만날 수 있었다.

작년 축제에서 아쉬웠던 것은 다리아래에 만들어 놓은 6070 거리로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스탬프 투어'를 통해 6070체험까지 이어지는 대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스탬프 투어'를 마치면 선물도 준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요즘은 지방마다 축제도 다양하고 먹거리, 볼거리가 많은 세상이다. 그러나 팔짱끼고 바라보는 구경꾼으로만 축제를 온다면 어느 축제에서든 재미를 느끼기는 힘들 것이다. 축제 중심에 뛰어 들어 체험도 하고 공연을 보면서 소리도 지르면 스트레스도 한방에 날리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며칠앞으로 다가 온 품바축제를 내 머릿속에 즐겨찾기로 등록해 놓았다. 내가 좋아하고 자주 찾는 인터넷의 즐겨찾기처럼 품바축제에 많은 사람들이 날마다 찾아와서 공연도 즐기고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을 즐기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고 보니 옛 것이 감성을 자극하고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6070거리를 걸으면서 영화 '써니'의 음악을 들으며 학창시절 함께 걷던 친구를 떠올리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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