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
비에 젖은 만들레
빈 대궁만 남아 바람에 휘둘리고 있다
그냥 가려는데
발목 잡고 놓아주지 않는 이유
뭘까
앞길이 안 보인다고
할 일 다 했다 싶은데
또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도무지 알 수 없어
그냥 가보는 거야
초침 따라가다 보면 어디든 기고 있지
날이 가고 해가 바뀌어 오백 년 살아보아도
앞길은 안 보여
뒤를 돌아봐
네가 걸어온 길 환히 보이지
네가 걸어온 길 그대로 가는 거야
봄 길에 나와 노란 손 잡아 주고
분홍빛 마음으로 꿈을 심어준
너의 길은 길 위의 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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