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장 한구석에
빨간 뾰족구두
꽃다운 청춘이 고개를
뾰족 내민다
무릎 수술 후유증
구석의 아픔을 꺼낸다
미루어 두었던 자신의 삶
나를 내려놓았던 시간
세월에 내어준 청춘처럼
아껴둔 구두는 가죽이 삭아버렸다
어울리지 않는 옷과
투박한 신발로 걸어온
초록의 날들
도도함은 간 곳 없고 뒤뚱뒤뚱 걸음
옛 기억이 서글프다
오직 한 길 인생처럼
낡고 냄새나는 신발을
이제야 가지런히 벗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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