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례상 앞
곧게 자란 소나무 몇 그루
천장 닿을 듯하지만
넓은 거실은 조용하다
얼마 남지 않은 떡잎 진 고목
세뱃돈을 헤아리지만
요즘 손주들 눈높이를 따라갈 수 없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시골집엔 종일 세배 온 손님 들끓었고
아들만 최고인 시절
부엌 지킴이 여자도 먹어야 한다고
고기를 무치다가
연신 입에 넣어 주며
웃음꽃 피우던 형님들
피고 지면 그만인 세월
시부모와 친부모에
그 빈자리 채워 주던 형님들까지
모두 떠나 홀로 남은 고아가
시대 바뀐 그리움에 가슴 적시는 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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