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어둠을 갈아 챈 수정 같은 해가
성재 산머리에 올라 귀를 솔깃 기울이고
눈을 활짝 뜬다
부챗살을 펼친 햇발이 성큼 달아오른다
이제껏 아득한 숫자를 돌돌 말아온 시침이
태엽 풀어 빛살을 친다
밥 짓고 국을 끓여 두 손으로 받쳐 올린다
다시 시작이다 새로 내달리기다
물은 남으로 흐르고 뫼는 북으로 치솟아
아리 아리 물살 틀고
뫼는 남으로 내리고 물은 북으로 올라가
비늘 비늘 반짝인다
아리수와 비단수가 뻗쳐 바다를 출렁거리는
우묵한 분지 첫머리에서
멍에도 굴레도 풀어가며 적막을 뚫고 올라온
음성이 역사를 풀어 다리 잇는다
다디단 꿈이 눈부신 빛살로 수를 놓는다
날이 날을 갈아 창출하는 빛살은 찬연하고
가섭에서 수리를 거쳐 마이로 이어 대한을 밝히는 봉화
하늘 아래 땅 그 위에 음성인의 춤사위가
행치를 넘고 돌고개를 올라 바리바리 질마고개를 지른다
2023년 첫날
산봉마다 토끼의 영민이 도약하는 해맞이로
천혜의 땅 음성이 속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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