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밤
화려한 밤
행복의 뜨락.
  • 음성뉴스
  • 승인 2022.12.2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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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연 수필가.
한기연 수필가.

불빛보다 더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행사장에 온기가 가득하다.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흥과 끼를 감춘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분야는 다르지만 '음성 예술인의 밤'을 함께 즐길 반가운 예총 회원이다.

예총 회장의 개회사를 조용히 귀 기울여 들었다. 언제나 그렇듯 그녀의 인사말은 특별하다. 때와 장소에 맞는 내용과 비유적인 표현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매력이 있다.

호소력 있는 강한 어조로 또박또박 말하는 그녀의 문장이 화살처럼 꽂힌다. 오늘따라 유난히 마음을 다해 말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올 한해 단체의 수장으로서 품바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끌어 오는 동안 감내해 온 시간을 알기에 더욱 애잔하다.

거침없이 일을 추진하고, 예술의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하는 그녀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 리더의 자질과 역량에 따라서 단체의 방향이 달라지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그녀가 보여준다.

'우리는 함께'라는 '공동체'를 강조하며 단상을 내려오는 그녀에게 힘찬 박수가 이어졌다. 뒤이어 내가 '충북예술인 선언문'을 낭독했다. 연습할 시간도 없이 행사장에 와서 리플렛 뒷면에 있는 내용을 읽어 보았다.

제대로 읽어 보지 않은 탓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글자를 틀리지 말고 실수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낭독했다. 다행히 실수하지 않고 선언문을 마쳤다. 자리에 앉아서 다시 한번 읽어 보니, 누가 썼는지 문장 한 구절 한 구절이 예술가의 마음을 담기에 충분했다.

연말 송년 모임이 여러 곳에서 있다 보니 오늘은 그야말로 예술인들의 잔치였다. 전문 MC의 낭랑한 목소리와 입담이 더해져 분위기는 점점 더 고조되었다.

국악협회의 식전공연과 식후공연은 회원들의 추임새에 신나는 민요로 흥을 더했다. 음악협회의 성악도 고루하지 않고 힘찬 기운으로 장내를 들썩이게 했다.

마지막으로 연예협회에서 가수가 나와 트로트를 따라 부르고 손뼉을 힘차게 치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배고픔도 잊은 채 수상자를 축하해주고, 공연을 즐긴 시간이었다.

에너지를 쏟은 후 먹는 음식은 최고였다. 정성 들여 준비한 음식에서도 세심한 수고로움이 느껴졌다. 그녀의 인사말을 들으며 품었던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기운이 모두 빠져나간 듯 앉아 있는 그녀의 손을 잡고 마음을 전한다.'음성예술인'을 더욱 빛나게 해 준 조명과 무대가 화려한 밤이다. 예술의 끈으로 이어진 사람들과 함께여서 더욱 빛났으리라. 내년에는 더 나은 모습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예술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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