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다니며
도서관을 다니며
행복의 뜨락
  • 음성뉴스
  • 승인 2022.09.2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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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준란 수필가
지준란 수필가

나는 요즘 일주일에 4일을 도서관에 다닌다. 작은 딸이 공부한다고 도서관을 다니고 있는데, 오후에 할 일이 그다지 없는 내가 같이 다니기로 하였다.처음엔 책을 읽는 것에 집중이 안돼서 잠깐 나가서 도서관 주위를 산책도 하고, 쑥도 뜯어보기도 하였다.

그것도 힘겨우면 차에 가서 눈도 붙이기도 하지만, 나름 열심히 도서관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중이다.그렇게 도서관을 다닌 지 한달이 넘어서야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도서관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곳도 있고, 컴퓨터를 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는 북 카페도 있다.

나처럼 노안으로 글씨가 작아서 읽기 힘든 사람들을 배려해서 큰 글씨로 나오는 책도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아이들 키우고 직장 생활 하느라 도서관도 멀리 했는데, 문화인이 되어가는 듯 싶어 기분이 상쾌했다.

학교 다닐 때에는 도서관에서 공부도 많이 했던 기억인데, 나이가 드니 정적인 활동 보다는 동적인 것이 좋은 지 앉아있는 것이 좀이 쑤실 때가 태반이다. 바깥으로만 돌아다니고 싶어 애쓰는 내 모습이 딸 눈에도 보였는지 콕 집어서 내게 말을 한다. 배울 것을 찾아 보거나 자격증 같은 것을 알아봐서 도전 하라고 한다.

마음으로는 충고가 받아들여졌지만, 이젠 머리 쓰는 것보다 단순한 것이 더 편한 탓에 행동으로는 실천되지 않고, 여전히 시간 때우기만 하였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는 이제 책을 읽는 진도가 점차 늘기 시작하였고, 문득 읽고 싶은 책을 찾아서 읽는 내 자신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하더라도, 날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평정과 행복을 찾고 있으니 그보다 더 한 행복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도서관을 다니면서 딸과 의견 충돌로 언쟁을 높일 때도 있었지만, 내게 더 큰 보람을 안겨주고 나 스스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사실 마음에 든다.

덕분에 책도 읽고 컴퓨터도 하고, 가끔 글도 쓸 수 있는 나만의 시간에 내가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다. 처음엔 딸 때문에 억지로 왔는데, 지금은 이 도서관에서 누릴 수 있는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느껴진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삶에 대해서 책을 통해 경험하게 되고, 짧은 글이라도 쓰면서 나를 성찰하게도 한다. 그래서 내년에는 근처에 있는 대학에 등록을 하려고 한다. 미래를 상상만 하지 않고, 이 시간을 잘 활용해서 나의 조그만 꿈에 도전해서 나의 또 다른 행복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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