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좋아 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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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뜨락
  • 음성뉴스
  • 승인 2022.08.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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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준란 수필가.
지준란 수필가.

형님, 동서, 시누이들과 생각하지도 못했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시댁 식구들과 평소 회비는 모으고 있었지만 만나면 개성들이 강해서 불협 화음이 많았다. 그러니 만나면 서로 언성이 높아졌고 안 좋았던 기억들이 많아서 함께 만나는 것에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였다.

그런데 우리 남편 생일에 식구들이 모여서 얘기하던 중에 , 여자들끼리 놀러 가라는 얘기가 나왔다. 좋기도 했지만 서로 놀러가서 불편한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이제 나이들이 50대 후반들이 다 넘었는데 안 좋은 것 보다는 좋은 게 더 많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을 하였다.

막상 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먹으니 다른 모임에서 가는 것 보다 마음이 더 편했다. 여자들은 집을 나서도 집에 남은 식구들의 식사 끼니와 미안한 마음에 사로잡히고는 하는데, 이번 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형제의 가족들도 똑같다는 생각이 앞서서 인지 당당해 진다.

나를 포함한 여자 다섯명은 제주 공항에서의 만남으로 여행을 시작하였다. 동서가 사온 몸뻬 바지를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호텔에서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하며 마음껏 웃었다. 모두의 입에서는 좋아 좋아, 참 좋아라는 말이 계속해서 나왔다. 젊었을 때에는 알게 모르게 시누이들과 불편함이 있었는데, 여행을 오니 옛 일은 다 잊고 같이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기쁘고 즐거웠다.

서로 가족이라 잠자리도 편했고 먹는 것도, 식성도 서로 알고 있으니 편안하였다. 우리는 패키지로 떠나온 패키지 무리를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열심히 따라 다니며 구경을 하고 사진 찍기를 수 없이 하였다. 이렇게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일찍 했더라면 더 일찍 여행을 하고, 터 놓고 얘기하고, 오해들을 풀고 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어디 가든 '좋아 좋아, 참 좋아' 다섯 명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면서 우리는 행복한 추억을 마음껏 새겼고 가족의 든든함을 더 절실히 느꼈던 여행이었다. 다음엔 남자들도 같이 동반한다면 이번처럼 좋기만 했으면 싶다. 서로가 배려하는 마음과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 자세가 더해진다면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와 배려는 내가 먼저 주겠다는 마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들어주고, 배려하고, 이해하는 넓은 마음. 그래 그러면 ' 좋아 좋아, 참 좋아'를 외치며 마음껏 여행을 할 수 있겠지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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