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정밭을 바라보다가
옥수수 몇 알 심으려고
떠나는 봄을 잡고 마주 앉았다
처음엔 연한 새순으로 들어와
자리 잡고 점점 영역을 넓혀나가는
잡초들
기경하기 전에는
옥토가 될 수 없는 묵정밭
처음 만남이 수줍어
마주 볼 수 없더니
세월 따라 묵정밭처럼
변한 내가 앉아있다
아무리 약속하고 다짐해도
내 안에 있는
뽑히지 않는 쓰디쓴 뿌리
뽑아내고 갈아엎어야 할
잡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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