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버스
시골 버스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22.03.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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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숙 시인.
양명숙 시인.

시침 따라 한적한 길을 도는 버스를 탄다
한 정거장 두 정거장
늘어나는 승객들
칠십 대 이상이다
피붙이를 만난 것처럼 반가운 표정이다
마을 뉴스와 농사 이야기로 왁자지껄하다
버스가 달릴수록 조용해진다

어디들 가는 게야

허리가 아파 병원을 간다는
구부러진 모습에서
밭이랑의 세월을 읽는다
요양원에 영감 면회 간다는 할머니
길고 깊은 주름에 근심이 한가득
잠깐 스쳤던 함박웃음은 간데없고
깜빡이는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흐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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