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을 다녀오며
가족여행을 다녀오며
행복의 뜨락
  • 음성뉴스
  • 승인 2022.02.1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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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준란 수필가.
지준란 수필가.

우리가족은 설 명절을 맞이하여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왔다. 영주시에 있는 부석사 무량 수전을 둘러 보고는 울진군 해변가를 따라 만들어진 모노레일을 타러 갔다.   

코로나 19인데 도 불구하고 3시간을 기다려서 모노레일을 탈 때가 되자 저녁노을이 물들기 시작하였다. 천천히 움직이는 모노레일 안에서 푸른 바다와 부서지는 파도를 가까이에서 마음껏 즐기니 자연스럽게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000년을 기념하며 음성군 문화예술 주체의 관광버스를 타고 정동진으로 새해맞이를 하러 아이 셋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 우리 부부는 30대였고 아이들은 어려서 업고 안고서 일출을 보러 가야 했다.

해변가에서 2000년의 첫 일출을 보면서 우리의 꿈을 빌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큰 아이는 결혼해서 멋진 아들을 하나 안겨주었고, 둘째는 선생님이 되려고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으며, 막내는 직장을 잡아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아이들의 길잡이를 하던 우리 부부가 20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어 아이들이 우리를 돌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우리가 나이 먹었음을 되새기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아무튼 가족여행을 하는 것 자체가 참 기분이 좋다.

우리는 코로나 때문에 식사는 간단하게 하고 숙소에서 회랑 대게를 먹으며 우리의 여정을 풀었다. 술도 한잔하고 대화가 진행되고 있을 때 둘째와 셋째 가 평소 마음에 간직했던 안좋은 감정들이 나누어 졌다.

큰애가 중재하려고 하고 내가 나서고 그래도 감정의 골은 잘 풀리지 않을 때, 사위가 나서 주었다. 우리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사위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조언을 줌으로 좋게 마무리가 되었다.

다툼의 발단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흘려 듣고 넘겨 듣기, 그리고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고 가르치려 하며 판단해 주는 일방적인 대화로 인해 벌어졌던 것이다. 오랜 대화 끝에 화해를 하고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대화의 마음 문 열기를 하기로 약속하였다.

우리는 늦은 밤이 되도록 이야기 하면서 공감과 들어주기를 배우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난 이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나의 형제들과 오랜만에 만나면 나 역시 들어주는 것이 부족했고 진실된 공감을 못 해주고 내 말만 옳다고 주장하였던 것 같다.

그리고 끝내 서로 욱하고 소리지르고 하다가 서로 감정의 골만 쌓이게 했음을 시인한다. 우리의 여행을 통해 배운 것을 나 또한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이번 여행은 눈도 호강했지만 마음이 더 따뜻해지던 시간으로 기억이 된다.

그리고 남편을 비롯 하여 아이들한테 너무나 감사하다. 서로 우애를 다지며, 열심히 미래를 향해 도전하며 건강한 삶을 살아 주는 우리 가족에 게 참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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