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에 그려진 반달
손톱에 그려진 반달
행복의 뜨락
  • 음성뉴스
  • 승인 2022.01.2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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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연 수필가.
한기연 수필가.

주말 저녁 뜬금없는 문자를 받았다. 오랜 동인회원이 음력날짜에 따라 달라지는 달의 모양을 캡쳐해서 보내왔다.내 손톱 안쪽에 반달 모양을 보고 날짜낸 후 그 아래 손톱 안쪽에 반달이 어떤 모양인지 비교해서 알려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초이레 달 모양이란다.손톱뿌리에 보이는 반달 모양을 자세히 살펴본다. 반달보다는 조금 더 볼록하게 나온 게 음력 열흘쯤 모양이다.
공예 수업을 하면서 손도 거칠어졌지만 손톱 끝도 성한 것이 없었다.그 중에서 엄지손톱은 끝이 갈라지고 깨져있다.

아주 가끔 매니큐어를 바르지만 손 관리는 전혀 하지 않는 편이다. 주인 잘못 만난 내 손은 화려함으로 치장해 보지도 못하고 흔한 핸드크림도 사치다. 나와 많은 일을 해 낸 손과 손톱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

검색을 해 보니 손톱은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었다. 손톱을 보면 최근 6개월간의 내 몸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손톱 자체가 천천히 자라서 몸의 변화를 기록하고 손톱의 모양, 색깔, 질감을 보고 병을 미리 예견할 수 있다.

손톱의 반월이 뚜렷하게 보이고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 있으면 건강한 상태로 본다. 만일 반월이 없어지면 면역력 저하,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크다면 갑상선 기능 항진일 수 있다.

내용을 읽으면서 자꾸 내 손톱을 본다. 지금 내 손톱은 건강에 황색 경고등을 울리고 있다.오십 중반으로 치닫는 내 몸은 이 곳 저 곳에서 신호를 보낸다. 눈은 금방 피로해지고 인공눈물은 필수품이 돼 버렸다.

조금만 무리하면 목도 아프고 뻐근하다.운동으로 근력을 키우고 면역력을 향상시켜야 하는데 먹는 영양제 개수만 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오래살기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건강에 대한 정보도 넘쳐나고 영양식품도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트레이닝 방법과 제품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절박함이 부족해서인지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손톱 안에 있는 반달모양을 찾아 달라는 문자 한 통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새삼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손톱은 각질화된 죽은 세포이기 때문에 감각이 없고 잘라내도 아프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단서가 된다.

그동안 몰랐던 사실과 손톱이 보여주는 신호를 감지한 기분이다.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도록 기필코 운동을 시작하리라. 그래서 손톱에 그려진 반달이 뚜렷하게 곡선을 그리며 '건강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 당장 오늘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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