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겨울
엄마의 겨울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22.01.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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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화 시인.
임기화 시인.

동태 사려! 싱싱한 동태가 왔습니다
아저씨 지게 목발에 달랑 동태 한 코
지푸라기에 꿰여 매달려있다
보리쌀 한 되와 바꾼 언 동태 두 마리
옹솥에 무 한 바가지 넣고 푸짐한 찌개
작은아버지 모셔와라
그것도 비린 국이라고 시동생 부르시던 엄마
밥상머리 엄마는 동태 대가리만 빨고 계셨다

오늘 아침
동태가 절반이 넘는 비릿한 찌개
먹어보니 별맛도 아니다
대가리를 빨아보니 먹을 것도 없이 맵기만 하다
그때 엄마는 맛있게 빠셨는데
엄마의 국엔 언제나 무 몇 조각과 국물
생선 대가리 한 개가 전부였는데

맛있게 먹어야 해
엄마한테 미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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