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마다 고비다
굽이마다 고비다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21.09.10 0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슬 시인.
김은슬 시인.

두툼한 폭염이 지나가고
북상해오는 바람이
가을을 겹겹 싸매고 온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갈 줄 모르는 코로나에 폭염 탓이라지만
하늘 높이 물가 치솟고
느닷없이 찾아오는 검붉은 파도 소리에
하루가 계단 오르듯
칸칸 숨이 찬 고비다

태풍을 맞고
피멍처럼 서 있는 대추나무
추석을 코앞에 두고
유난히 반짝거리는 열매
올해도 부모형제 못 만나
붉은 대추 홀로 구를 듯
돌부리 같은 하루를 넘어
아침을 맞는 성서의 깨달음을 품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