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툼한 폭염이 지나가고
북상해오는 바람이
가을을 겹겹 싸매고 온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갈 줄 모르는 코로나에 폭염 탓이라지만
하늘 높이 물가 치솟고
느닷없이 찾아오는 검붉은 파도 소리에
하루가 계단 오르듯
칸칸 숨이 찬 고비다
태풍을 맞고
피멍처럼 서 있는 대추나무
추석을 코앞에 두고
유난히 반짝거리는 열매
올해도 부모형제 못 만나
붉은 대추 홀로 구를 듯
돌부리 같은 하루를 넘어
아침을 맞는 성서의 깨달음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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