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살랑바람 찾아 나서면
어머니 단속곳 같은 꽃들이
미소 지으며 반긴다
잡초라고 천대받던 시절
낮게 속삭이듯
노래하고 춤추며 평화를 꿈꿨다
절로 나서 절로 자란 생명
산등성에서 언덕배기로
밭두렁이며 논두렁으로
날 선 바람 불어오면
부러질 듯 흔들리는 곰삭은 향기
백합만큼 청순하지는 않아도
목련만큼 고결하지는 않아도
하얀 옷을 입은 백성 같은
어우러져 빛나는 순박한 꽃
자유로이 피고 지고
혹 불면 사방을 채우는
개망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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