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 온다 그 사이의 너울을 끊어
돋고 뜨는 새날의 볕살에
첫 달이 첫 날을 밝힌다
날 선 볕은 살이 쨍쨍해
숨을 트고 묶였던 옹알이가 쌩끗 꽃 핀다
갓밝이에 발원한 보현산(普賢山)의 줄기가
북으로 오르며
해돋이에 솟아난 망이산(望夷山)의 갈래가
남으로 내리며
지난 허울이 볕살에 타 날아가고
지난 꺼풀이 물살에 떠 흘러간다
2021년의 숫자 하나가
고통으로 허리 굽혀 굴린 지난해를 밟고
우뚝한 가섭(迦葉)에 봉화를 올린다
가서 나가면 들머리로
눈 깜짝할 사이 빛나는 방향이 마중하고
돌아 나돌면 날머리로
휘어진 골목에 재빠른 바람이 어둠을 배웅한다
힘찬 기운 내닫는 새해 새날
탄생의 음(陰)과 성장의 양(陽)이 어우러져
구겨진 겨울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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