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각형 구도
역삼각형 구도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20.12.0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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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희 시인.
최석희 시인.

퇴화를 거듭했다 다리는
일어서려 했지만 종아리는 기능을 잃어갔다
짧은 발가락은 땅 헤집는 능력을 잃고
부지런이라는 단어는 떠나가고 없다

들이마셔지는 세상은
가슴에 모여 빠져나가지 못하는 분자들로
부풀기 시작했다
유독 몽실한 앞가슴은 더욱 발달했고
우윳빛 살결에 쾌락이 어른거렸다
오디 닮은 그것은 아직도 현란하다

방향을 알아내는 왼쪽 뇌
유창한 말을 구사하는 바른쪽 뇌
빛나는 눈 오뚝한 코 걸쭉한 입술에
시작한 분열은 진화를 거듭했다
과학적 사고에 인성 지성 감성 그리고 자존심까지

아래는 없고 위만 있고
일하는 이 없고 지시하는 이만 있고
다문 입은 없고 말하는 입만 있고
행동은 없고 사고하는 머리만 있고    
어쩔 거나 그렇게 그려지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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