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의 리어카가 허리 굽혀
기어가는 골목길
하현달이 어둠을 끌어안고
뒤척이는 골목길
하나 둘 창문에 불을 밝힌다
삶에 지친 여인들 바쁜 손길에
양은그릇 부딪치는 익숙한 소리
질척이는 생선 냄새 쪽문을 열고
모퉁이 돌아오는 발걸음을
기다린다
닫혀있는 창문마다
비밀이 소중하고
내장 같은 골목엔
어둠으로 젖은 지 오래
비틀거리며 들어오는
구두 소리
듣기만 해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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