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발
내 신발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20.06.1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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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자 시인.
이정자 시인.

하루
그 위를 내달리는
다 닳은 신발 한 켤레가
내 존재다
그 자국에는
내 무거운 소리가 묻혀있고
내 가야 할 길의 방향이 있다

신발 한 켤레의 무게가 질기다
높이 날아올라 소리 지르고 싶은
새끼 새의 날갯짓처럼 퍼덕인다

오늘도
저물어 가는 들녘에
내 신발 바닥은 고독하지만
또 고쳐 맨다
꽉 여미고 늦은 밤까지
달려가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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