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겋게 달아오른 연탄불 위에서
껍질이 벗겨지도록 푹푹 삶는다
엄마는 날 낳고
된서리 어떻게 받아쳤을까
휘청휘청 갈대숲을
얼마나 걸으셨을까
꿈틀꿈틀 굼벵이만 바글바글
속 썩이는 자식들만 주르르
그래도 그 집 청국장 맛은 좋아
된서리 맞은 콩에
물컹물컹 불어난 배가
흐물흐물 껍질을 벗는다
치매 걸린 엄마와 어리바리 딸은
다 잊고 그만큼 채웠다
사랑으로 믿음으로
온 방 안 청국장 냄새에
구수한 추억이 엄마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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