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산수유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20.04.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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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이 시인.
홍미이 시인.

말문이 트인 나이부터
사춘기를 지나
중년의 초입까지 피운 꽃을
노래하는 그녀

어느 날 아빠 닮은 사람 만나
손잡고 걷던 길
엄마의 마음을 훔쳐 눈물로 닦다가
길에서 만난 어둠
불을 밝히고 밝히며
살을 쥐어짜듯 일에 몰입하고 몰입하다기
별똥별을 보며 빌다 빌어보다가
놓아버린 손

불 위에 얹어놓은 압력밥솥이
일정 이상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여
세찬 증기를 뿜어내고
소리치듯 눈물을 흘린다

그렇게 새로 짓는 밥은
그래서 불을 끌어안고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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