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킬로만 걸으면
바람이 안내하는 길을 만난다
봄을 알리기로 다짐한 진달래가
먼저 달려와 눈인사를 한다
전나무가 하늘을 뚫고
소나무는 끈기를 알리고
참나무는 다람쥐의 목마가 된다
바람은 지워진 길을 채워주고
계곡은 열매를 키운다
오솔길은 허기를 채워주고
상처를 보듬어준다
기운 센 바람 드나들며
오고 가는 계절 따라
사랑으로 쉼을 얻는다
산기슭에 그림을 걸치는 안개
숲의 속살을 파고들면 인생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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