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해를 잇다가 돌아나 땅을 솟구고
달이 달을 밀다가 구르며 물을 가르고
지나가면 사라지는 게 아니다
새롭게 살아나 터를 쌓고 허리를 편다
하루 이틀 사흘이 어깨를 맞대며
어제 오늘 내일로 눕고 서며 오는 숫자
그 사이와 사이의 이음매가
힘줄을 켜 나이 꼽는다
전설을 만드는 어제에서
땀방울 영그는 오늘을 잡고
새해와 새달의 팔다리를 부리고 있는
동산 우두머리 위로
입술 달싹이며 내 쉬는 숨결이
새날을 밝히는 아침 햇귀다
너와 내가 무릎 굽히고
나와 네가 눈을 맞추고
동그랗게 떠올리는 2020 안에는
허리 굽힌 겸손이란 이야기가
두 팔 벌린 포용이란 이야기가
동백꽃으로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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