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백일홍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19.11.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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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윤 시인.
최 윤 시인.

제 자리 잃고
삐걱삐걱 낡고 닳은
엄마의 다리가 기운다

달이 기울도록
우는 나를 업고
백일홍 꽃밭을 돌았던
엄마의 다리가
더는 갈 수 없다고
꺼이꺼이 운다
달이 진다고
서러워 운다

층층이 감긴
하얀 붕대 위로
그날의
백일홍 꽃물
뚝뚝 떨어져

엄마의
기울어가는
달을 물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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