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랭이
바랭이
금주의 시
  • 음성뉴스
  • 승인 2019.09.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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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순 시인.
김유순 시인.

여름날
어머니의 하루하루를 옭아매며
해 질 녘까지
치마꼬리를 잡고 있던 바랭이가
지독하게 무더운 날
나를 따라나선다

산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이
이제 마지막이라며
쓰디쓴 똥물까지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쓸 때도
바랭이는 당당하다

성큼성큼 내딛는 발자국마다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자갈밭에서도
꽃을 피우는 바랭이에게
나는 하루를 땀에 적시며
한 수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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