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의자에 앉아 책을 본다
꽃잎 하나 날아와 갈피에 앉아
하얀 얼굴로 미소 짓는다
마음 한 곳에 가두어 둔
지난 사랑
꽃잎에 묶어 놓고
흐릿한 추억에 빠진다
태연하게 자리 잡은 그는
살랑살랑 미음을 흔든다
각을 세우고 자로 잰 듯 살아온
세월의 무게를
사뿐히 내려앉은 꽃잎 하나가
비워준다
오늘의 버거운 삶도
꽃잎에 앉아서 마음을 편다
꽃잎 하나가
추억을 피우고
사랑을 피우고
그리움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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