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좁은 산 계곡
뚝뚝 떨어지는 발치 물이 초록이다
포말에 뛰어오른 발소리가
지친 어깨 다독여
가슴 후련히 뚫어 주며 흩날린다
어디선가 날아든 꽃향기
산그늘에 살며시 숨어있는 산목련
순간
목화송이 따던 엄마의 얼굴이
뽀얗게 피어오른다
언니 시집갈 때 이불 해준다고
고랑 고랑 누비며
목화 따시던 어머니
뒤 꽁지 따라다니며 달래 따 먹던 나
주렁주렁 늘어진 슬픔이
엄마의 약손 안에서
벌떼처럼 몰려나와
그리움으로 핀 산목련에 앉는다
저작권자 © 음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