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눈을 뜬 새싹의 향연에
실바람 한 자락이 손을 끈다
겨울 향을 매단 한 움큼의 냉이가
된장찌개를 물고 입을 오물거리며
분주히 아침을 연다
제각기 삶을 어깨에 메고
시간을 챙겨 바삐 움직이면
밤새 보초 섰던 자동차도 피로를 턴다
이슬인지 봄비의 흔적인지
촉촉한 물기가 대문을 열고 나가려는
옷의 두께를 측정한다
꽃샘추위의 변덕을 가늠할 수 없어
초침을 세고 있는데
아침마다 치러지는 패션쇼의 잔소리도
봄 햇살에 녹아 흐물흐물
멀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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