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해서 허둥대던 서른 무렵의 그녀
들녘의 허수아비라도 식장에 세우고
아버지 팔 잡고 발맞추면
식구들 늙은 근심을 잠재울 수 있을까
초조함을 덕지덕지 몸에 바르고
승냥이처럼 빈 들녘을
어슬렁거리던 그녀 앞에
도깨비 같이 나타나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지던
입술 두터운 그 남자
자고 눈 떠보니 그녀의 다리 위에
철석 붙어 있던 그 사람의 다리
떼어내다 떼어내다
그냥 붙이고 살기로 했다는 그녀
가끔 꼭꼭 찌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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