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는 용기
여행을 떠나는 용기
행복의 뜨락
  • 음성뉴스
  • 승인 2018.04.1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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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순 수필가.

살면서 꼭 가보고 싶은 해외 여행지가 여러 곳 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경치가 아름답고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면 가고 싶고, 지인들이 다녀온 곳도 듣다 보면 가고 싶다.또한 영화 속에 나온 장소나 어떤 책을 읽다가 막연히 가고 싶던 여행지도 있었다.

그런 여행지들을 머릿속에 저장하고 언젠가 가봐야 겠다고 생각한다.연휴때마다 해외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직장 생활에 매여 있으면 생각처럼 할 수 없는게 해외 여행이다. 시간의 제약이나 경제적인 문제, 가족으로 인해 머뭇거리게 된다.

그래서인지 자주 여행에 목말라하고 늘 여행을 떠나고 싶다. 내 가슴 한 켠에도 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아닐지. 파울로 코엘료 작가는 그의 작품 『알레프』에서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라고 말했다.물질적인 돈보다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떠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행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간절히 원하면 언젠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5-6년 전부터 같이 일하는 동료들끼리 말로만 했던 여행이 드디어 실현되었다.의견을 조율할 때는 여러 사람의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어려웠지만 모든 근심 걱정을 뒤로 하고 의견을 통합하니 생각보다 빠르게 추진시켜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베트남의 경제 수도 호찌민시다. 지금은 인기 있는 여행지에서 조금 멀어졌지만 우리에겐 의미있는 여행지다.요즘은 베트남의 휴양지로 다낭이나 나트랑, 달랏 등이 유명하다.그런 유명 관광지를 마다하고 베트남 남부 호찌민 지역을 선택한 이유는 다문화 가족들과 늘 함께하는 직업의 특성상 베트남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마음이었다.

한국 문화를 가르치며 서로 다름을 무조건 이해시키려고 하기 보다는 우리도 베트남의 문화를 배우며 마음의 거리를 좁혀 보고 싶었다.서로 가까이 다가가면 관계속에서 소통은 더 쉬워진다.자유롭게 호찌민시도 구경하고 한적한 시골도 여유있게 다니고 싶었지만 패키지 여행의 일정상 가고 싶은 곳을 모두 볼 수는 없다.

그저 차창 밖의 풍경을 통해 조금이나마 베트남 의 풍경을 가슴에 담았다. 짧은 일정속에서 그들의 의식주를 다 이해하기는 어렵다. 안내원의 설명을 통해 구찌터널을 돌아보며 베트남의 아픈 역사를 이해할 수 있었고 미토 등지를 여행하며 그들의 삶을 조금은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여행이었다.직장인들은 하던 일을 접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일을 멈추고 여행을 떠날 수는 없지 않은가.일 할 수 있을 때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내게 일정기간의 휴식이 주어졌을 때 떠날 수 있는 용기. 잠시의 휴식이 필요할 때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함께 할 수 있는 여행이라면 삶의 힐링이다.여행은 생각하는 시야를 넓혀준다. 넓어진 시야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그렇기에 나는 여행을 떠날 수 있을 때 언제든 용기를 갖고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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