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이나 되었을까
할아버지의 아버지 아니 그전부터
동네를 바라보고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한쪽 가지 태풍에 뚝 잘리고
단풍도 반반이 다른 색으로 물들지만
까치도 집을 짓고
딱따구리 구멍 파고 새끼를 키우고
꾀꼬리 날아들어
나무 밑은 또 사랑방이다
토박이 낯선 이 다 불러들인다
파란 하늘과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들뿐인 작은 동네
달뱅이 논에 모를 심으며 고추를 심으며
나도 반백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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