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밭에 누워
마음 밭에 누워
  • 임기화
  • 승인 2017.07.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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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화 시인. 시갈골.
기억의 뿌리를 꼭꼭 밟아 다지며
오늘도 저문다
이미 저만치
어둠이 내리는 창밖을 보며
멍들어가는 하늘 한 조각 베어 물고
자꾸만 공허해지는 마음 밭에 눕는다

떠나는 줄도 모르게 떠난 뒤에서야
보일 듯 잡힐 듯 헤매다 멈춘 자리
뿌옇게 엄습하는 피로
갈 테면 다 가라지
나까지 데려가라지
그 절규마저 목구멍을 넘지 못하고
오늘은 내일을 향해가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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