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뭄
가 뭄
금주의 시
  • 성낙진
  • 승인 2017.06.27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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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낙진 시인.
유월 햇살이 내려앉은 나뭇가지
계란 노른자만 한 살구가 익었다

갈증 때문이었을까
성한 것 하나 없는
나뭇가지에
수유를 받지 못한
어린 살구가
난민촌 아이처럼
매달려 울고 있다

입덧에 창백한 이파리
유산한 여자의 울음이 되어
내 어깨를 잡고 늘어지는데
바람 한 점 없는 그늘은
빈 아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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